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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패커드(HP)는 2010년 전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동시에 가져갈 것인지 여부를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하드웨어 부문은 개발도상국 기업들이 빠르게 추적해오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었다. 결정 기준은 바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되느냐였다. 2010년까지 CEO로 재임했던 마크 허드는 두 사업부를 동시에 가져갔다.

후임자인 레오 아포테커 CEO 생각은 달랐다. 지난해 하드웨어 매각을 추진했다. 지금은 CEO가 바뀌면서 다시 매각이 보류된 상태다.

이처럼 기업이 어떤 핵심 역량을 지켜나갈 것인지는 중요한 결정 요소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계 3ㆍ4위인 오라클과 SAP는 이러한 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기업이 업계에서 숙명적 맞수로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DB(데이터베이스)업체였던 오라클은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뿐 아니라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하드웨어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89개 기업을 인수ㆍ합병했다. 그럼에도 현재 오라클 현금 보유액은 137억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만 집중하고 있는 SAP보다도 더 좋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비교해 보면 오라클과 SAP는 각각 16%, 10%였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오라클과 SAP가 각각 36%, 25%였다. 성장성, 수익성 모두 오라클이 SAP보다 우월하다. 주가도 IT 버블 붕괴 후 시장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한 2004년과 비교했을 때 오라클은 2.2배, SAP는 1.5배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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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전형적인 미국 기업이다. 돈 되는 사업들을 인수ㆍ합병해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갔다. 명분은 고객사에 최고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을 담은 `종합선물세트`로 승부를 걸고자 한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2`에 카메오로 출현하는 등 탁월한 마케팅 수완을 보이고 있다.

SAP는 전형적인 독일 기업이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말했던 `히든 챔피언` 특성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잘 아는 분야가 아니면 손도 대지 않는다. 대신 한 우물만 깊게 파고든다. 독일 법체계가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것처럼 SAP의 ERP는 완벽에 가깝다. 특수한 분야에서도 마치 레고 블록처럼 그 분야 특성을 담은 `블록`을 추가로 구매해 부착시키면 문제 없이 ERP가 작동한다.

사실 2010년 전후 HP는 현재 SAP와 오라클로 대표되는 두 개 패러다임이 미리 맞붙은 장이었다. 레오 아포테커 이전 CEO가 바로 지금 오라클 사장인 마크 허드다. 하드웨어 전문가인 그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CEO로 있으면서 HP를 세계 1위 IT 업체로 성장시켰다. 마크 허드가 성희롱 문제로 불명예 퇴진한 후 등장한 아포테커는 바로 SAP 출신이었다. SAP 방식대로 핵심역량을 소프트웨어로 정하고 여기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쓰려고 했다가 투자자 반발에 직면해 사임했다.

두 기업 모두 위협 요인은 존재한다. 2005년부터 무려 80여개의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한 오라클에 대해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오라클 이전에 시도됐던 소프트웨어 기업 M&A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조남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라클이 인수한 기업들은 대부분이 오라클과 판이한 특성을 가진 기업들"이라며 "지금까지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인수ㆍ합병 후 서로 다른 특성을 통합하는 작업에서 실패했는데 지금까지는 오라클이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SAP에 대해서도 ERP 시장이 이미 성숙된 만큼 점점 성장 속도가 둔해질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SAP는 정보 분석 애플리케이션에 역량을 집중해 ERP 이후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ERP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 ERP에서 나오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주는 도구를 공급해 성장 가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오라클과 SAP 간 경쟁을 통해 우리는 현대 경영의 화두인 `핵심역량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전략`과 `빠르게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 두 가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지금 팽팽하게 경쟁하고 있는 두 기업 중 미래에도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계를 호령할 기업은 과연 누구일까.

한국에서도 STX, 두산그룹, 삼성전자, 한화그룹 등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전략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지금, 미국식 경영 모델과 독일식 경영 모델에 대한 정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 경제위기 속에서도 독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들과 IT 버블 이후 다시 미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IT 기업들 중 한국 기업이 벤치마킹할 대상은 어디일까.

매경 MBA팀은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때마침 한국을 찾은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과 짐 하게만 스나베 SAP 회장을 직접 인터뷰했다. 그리고 조남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경진 BCG 파트너 등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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