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AP 교육 중에 배우면서는 개념적으로 새로운 것들이 (Domain, LDB같은 거..) 있어서 신기했지요.
회사 들어와보니.. 또 다른 것들이 신기하네요..
시작하면서부터 업무 특성상 다양한 전공의 지식들(회계, 인사, 전산, 경영, 물류 etc)이 필요하고,
실제 그런 공부 하신 분들이 SAP업무를 하고 계시니..
어떤 전공을 했다고 해서 특별히 메리트가 될 것도 없고, 누구든 다 실무에서 많이 배워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리 길게 겪어보지도 않았는데 많은 생각이 드네요.
대형 SI업체, 외국계 컨설팅업체가 아닌 이상 업체들이 영세한 모양이고
처음 시작은 그런 영세한 업체에서 일을 시작하게 될텐데..
영세하다는 게 그냥 작은 게 아니고 사무실이 없기도 하고(점조직?),
한 달 한 달이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네요.
물론 프로젝트가 끊기지 않는 한 건재하긴 하겠지만..
운영 상태가 좋은지가 바로 눈에 보일만한 작은 회사라는 느낌.
그리고 입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
그저 프리하면 돈이 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덤벼드는 사람과 그 사람들을 싼 값에 고용해서 경력 부풀려 고객사에 팔아먹으려는 회사.
전혀 배경 지식이 없는데,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도 없는.. 알아서 배워야하는 환경이군요.
적지 않은 시간을 일 못한다고 구박만 받다가 포기하고 퇴사하는 사람도 있고,
회사는 다니되 일은 배울 생각도 없고, 실제 일도 안 하는 사람도 있고..
교육 시스템이 없어, 회사에 처음 들어와
Easy ABAP책을 보며 어렵다는 비전공자에게
변수가 뭐에요? 프로그램이 뭐에요? 수준의 질문을 받다보니..
많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이 책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아직은..)
과연 SAP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걸까?
컨설팅이라는 건 고객한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건데.. 왜 프리가 쉽다고 생각하는걸까?
2~3년만 참으면... 프리 뛰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듯합니다.
잘 키워주는 조직에서 적어도 몇 년은 더 배워야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갈텐데..
이런 열악한 인프라에서 크는 인력한테 연차가 무슨 소용일까..? 연차 올라간다고 실력도 늘 거 같진 않은데..
연차에 안 맞는 실력을 가진 사람들은 당연히 프리 시장에서는 도태될텐데...
프리로 나온 상태에서 도태되면 일을 못 구할거고, 더 발전할 기회도 잃어버릴텐데..
한 달 전에는 이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누구나, 가방끈이 짧아도, 전혀 상관없는 전공자여도 SAP를 할 수는 있지만..
내가 고용하는 입장이라면...이라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특히 프리를 염두에 둔다면.
제가 고용자라면, 프리를 뽑을 때
프로젝트 개발이나 컨설팅 경험이 2~3차례는 있는 관련 전공자를 뽑겠습니다.
만약에 단가가 아주 센 사람이라면, 평판 조회를 반드시 하겠습니다.
평판이 좋다면 전공을 따지지 않겠습니다.
평판을 조회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면 불가피하게... 학력(일명 간판)과 이력을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일을 해보니 정말 감동적이라면...
소개를 부탁해서 그 다음 일도 될 수 있는 한 그 사람과 연을 맺어서 하겠습니다.
베테랑이 필요한 게 아니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초중급 개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습니다.
그게 더 쌀 거고, 연차를 속이는 것도 어려울 거니까요.
요즘 드는 이런 생각이 제대로 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제가 보는 시각에서는 신기한 시장입니다. SAP..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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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밥뽀
2011.07.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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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꼬
2011.07.23 01:18
그냥.. 뚜껑 열고 들여다 보니 SAP업계의 근무환경이나
그걸 감수하고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속셈이나 그런 게 살짝 놀랍거나 실망스러울 때가 있어서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봤습니다.
너무 프리랜서/컨설턴트라는 이름을 쉽게 생각하는 거 같아서...
공감하신다니 제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봅니다. ^^;
전 회사가 악랄하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회사라면 얻을만큼 얻을 때까지 소속되어 일하는 게 양쪽 모두에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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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뻐유
2011.07.23 01:52
대기업에서 SAP 를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진출해 있는 분들도 많고 해서 체감이 늦을 뿐이지 뽀꼬님께서 느낀 부분은 이미 예전부터 지적되던 국내 SI 병폐입니다.
소프트웨어기술자 협회에서 개인 경력까지 관리해주겠다고 땡깡쓰며 삥까지 뜯는 게 현재 개발자 현실입니다. ㅡㅡ;
SAP 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미 만연된 SI 업계 문제입니다.
해결은 요원하고 시장은 아마 점점 더 열악해 질 겁니다.
보이지 않을 뿐이지 피 튀기는 전장입니다. SAP 는 그 동안 진입장벽이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벽을 만들어서
시장 단가가 그나마 나았지만 이제 이 바닥도 초급 신삥들로 프로젝트 땜빵하는 시절이 벌써 온게 아닌가 싶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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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아밥
2011.07.27 03:12
초급, 신삥들도 먹고 사는게 맞긴 한데..안그러면 초급,신삥들은 어디서 일을 하고 먹고 삽니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전반적인 IT 인력들에 대한 대우가 낮은거죠..솔직히 외국은 자바나 아밥이나 단가 차이 그렇게 나지 않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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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아밥
2011.07.29 17:46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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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꼬
2011.07.27 06:59
초보가 진입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닌데요.
생기초도 못 배우고 돈만 바라고 바람들어 있지 말았으면 하는 건데..
가능한 제대로 된 회사에 적어도 몇 년은 붙어있으라고...
프리를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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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011.07.28 21:38
아주 정확한 시각과 생각이십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되어있습니다.
워낙에 시장이 좁으니까.
정확한 인식과 생각의 차이가 시간이 지난뒤
반드시 어떤형태로든 본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것이라는걸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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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장
2011.08.17 23:29
다들 SAP 환경에서 얼마나 근무를 하셨는지요? 개발경력 10년정도의 프리들만 모신다구요?
우리나라 SAP 최초도입이 몇년도인지 아십니까? 실질적으로 업무에 적용한지 기껏 10년 조금입니다. 10년된 프리들???
전국에 몇명이나 될까요? SAP가 무슨 국가기간망인냥 과대평가하지 않았음합니다.
너무쉽게보고 SAP 프로젝트 한다고... 본인들 밥그릇 챙기기만 급급하지 마시고... 신규개발자들 오면 소스도 오픈하고 모르면 잘 가르쳐주고... 그랬으면 합니다. 진정 실력있는 컨설이라면 신입한테 밥그릇 생각나지 않을듯 한데요.
제가 처음 ABAP할때, 옆에있는 사수(?)가 6개월동안 ABAP에 A자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더군요.
독학으로 할만큼했고 그리고 지금은 신입도 고급도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데... 전 아는대로 다 가르쳐주고 합니다.
서로 공생하는 개발사회가 되었음 좋겠네요.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무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적으신것 같네요.
프리 선언한다는게 최고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각오와 준비가 되어있어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