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화재는 지난해 약 100억원 규모의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공고했다. IFRS에 맞춰 내부 전산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한 것. 이 프로젝트에는 국내외 시스템통합(SI) 기업 3~4개가 제안서를 제출해 기술평가 결과 A사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최종 수주는 A그룹 SI 계열사에 돌아갔다. 그룹에서 계열사에 프로젝트를 줘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500억원 규모의 A화재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역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처럼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한화, 동부 등 주요 대기업이 오너의 2ㆍ3세가 주요 주주로 포진한 SI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사례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으며 90%에 달하는 SI업체도 있다.
SI업체 대부분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감시가 적고 오너들이 매년 수백억 원의 배당을 받아가는 반면 해외 진출 비중은 10%에 불과해 한국 IT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일경제가 28일 주요 대기업과 SI 계열사의 매출과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내부거래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SI회사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 3조6265억원 가운데 63.1%인 2조2887억원을 삼성전자, 삼성화재 등 계열사의 IT 프로젝트를 수주해 얻었다. 전년보다 매출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늘었다. 2009년은 매출 2조4940억원 중 63%인 1조5724억원을 그룹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 회사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8.81%)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18%),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4.18%)이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상장사다.
이 같은 상황은 2ㆍ3위 SI업체인 LG CNS, SK C&C도 다르지 않다. LG CNS는 지난해 매출 2조571억원 중 45.5%인 9367억원을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에서 얻었다. LG CNS는 그동안 서울시 등 공공 부문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상대적으로 그룹 내 매출이 작은 것으로 유명했으나 1년 사이에 내부거래 비중(2009년 38.8%→2010년 45.5%)이 급증했다. 특히 LG전자가 글로벌 IT시스템 통합을 시도하면서 2640억원 정도의 일감을 LG CNS에 몰아줬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SK C&C도 지난해 매출(1조4752억원)이 전년(1조3125억원)에 비해 늘었는데 이는 SK텔레콤 등 계열사를 통해 얻은 것이다.
SK텔레콤이 5335억원 상당의 IT 물량을 SK C&C에 몰아준 결과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63.8%(9424억원)에 달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국내 대형 IT업체는 그룹 내부 사업에 안주하고 있어 해외 사업에선 맥을 못 춘다"며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겨낼 능력이 사라지면서 한국 IT산업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좀 심해진는듯 합니다.
일단 시장이 커지는것은 긍정정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