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인쇠, 자모, 주형은 고대 이래로 동전이나 메달 등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기본 기술이었다. 인쇄술은 여기서 한발만 더 나아가 동전을 금속활자로 바꾼다는 상상만 할 수 있으면 됐다.
"발명하지 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에 다 있다. 이를 찾아내 통합하라."
리처드 오글의 '스마트 월드' 중에서 (리더스북, 338p)
'지식기반의 창조경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개념입니다. 실물보다는 지식이, 특히 창조적인 지식이 강력한 힘을 갖는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애플의 아이포드 같은 새로운 '창조적인 도약'들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혁신'을 꿈꾸며 고민하고 있지요.
그런데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가 우리에게 '힌트'를 줍니다.
"발명하지 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에 다 있다. 이를 찾아내 통합하라."
하늘 아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명'하려 애쓰기보다, 이미 세상에 있는 것들을 찾아내 '통합'하라는 얘깁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쇄술을 화약, 나침반과 함께 인류의 가장 중요한 3대 발명이라고 했습니다. 이 중 인쇄술이야말로 으뜸일 겁니다. 인쇄술이 아니었다면 종교개혁, 과학혁명, 지식혁명, 그리고 근대화도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단한 '창조적 도약'을 만들어낸 구텐베르크. 그런데 그는 유년시절부터 자신이 항상 보아왔던 동전 생산을 위한 기본 기술들을 '통합'해 이 위대한 발명을 해냈습니다.
그는 조폐국에서 일했던 아버지와 삼촌 때문에 동전이나 기념 메달의 금형을 만드는 것을 어릴때부터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활자', 즉 철자 하나하나가 뒤집혀 새겨져 있는 작은 납 합금 덩어리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이를 대량샌산에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들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구텐베르크에게 필요했던 것들은 유년시절부터 그의 턱밑에 있었던 셈입니다.
저자의 생각대로 창조는 다양한 '지식'들이 만나 부딪치면서 생기는 결과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분야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창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론입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6.30) 글 입니다.
좋은 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