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조짐속의 높은 물가상승... 요즘 한국경제의 모습
-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조짐을 나타내는 가운데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
'KDI 경제동향 2008.4' 중에서 (KDI, 2008.4.7)
국내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보고서에 나온 내용입니다.
KDI는 경제분야의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이죠. 저도 가끔 소개해드리고 있지만, KDI가 발표하는 보고서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되는 조짐을 나타내는 가운데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전체를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한 것입니다.
최근의 경기 흐름에 대해 KDI가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기둔화가 계속되면 '침체'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KDI가 '둔화'라는 표현을 썼으니, 앞으로 당국의 경기, 금리정책을 눈여겨 보아야겠습니다.
이처럼 KDI가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2월 중 산업생산과 소비재 판매가 둔화된 반면 재고의 증가세는 확대되었고 각종 투자지표들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2월 중 산업생산이 10.1% 증가해 전월(11.3%)보다 증가세가 감소했고, 소비재판매액지수 역시 전월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재고 증가율도 전월(5.0%)보다 높은 8.5%를 기록, 재고 증가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재고 때문에 앞으로 생산이 크게 늘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투자지표가 부진한 것도 문제입니다. 2월중 설비투자가 1.9% 감소했고, 국내기계수주 증가세도 이전 몇 개월간의 30%대에서 4.9%로 큰 폭으로 둔화됐습니다.
고용시장도 좋지 않습니다. 2월 중 취업자 증가폭(전년동월대비)이 2005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인 21만명에 그친 것입니다. 작년 6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물가도 불안하지요. 3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였습니다. 작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물가목표치(3.0%)를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무역수지 적자는 6.7억달러로 전월(12.5억달러)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습니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도입 물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지요. 경상수지 적자도 23.5억달러로 전월(27.5억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습니다.
생산-소비 증가세 둔화, 재고 증가세 확대, 투자-고용 부진, 물가불안, 무역수지-경상수지 적자폭 감소... KDI가 '경기둔화 조짐'이라고 정리한 요즘 한국경제의 모습입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4.7)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