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펀드 추천 설문에 응한 증권사, 운용사 CEO에게 이번엔 자사가 아닌 타사에서 판매하거나 운용하는 국내형 펀드에 대한 추천을 받아봤다. CEO가 추천하는 자사 판매·운용 펀드를 ‘가장 자신 있는 펀드’라고 본다면, 그들이 추천하는 타사 펀드는 ‘가장 부러운 펀드’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라이벌들의 속내를 밝혀 추천받은 펀드 7개를 알아본다. 응답자들의 요청에 따라 무기명으로 싣는다.
■ 1.KTB마켓스타 주식형 - 2006 한국펀드대상 우수 펀드 ■
CEO 3명이 추천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 블루칩 및 미래 성장주, 저평가됐거나 시가배당률이 높은 종목에 중점을 둔 가치투자 펀드다. 시가총액 상위 50종목을 70% 수준으로 편입하고, 펀드의 주식투자 비중도 90% 이상 꾸준히 유지한다.
KTB마켓스타는 주식형 펀드가 고전했던 2006년에도 우수한 운용성과를 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2월 말 기준으로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의 6개월 성과가 대체로 8%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KTB마켓스타 주식형 펀드의 운용성과는 11%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 1년간 수익률은 15%가 넘는다. 현재도 수익률 상위 펀드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CEO는 “다른 주식형 펀드와 비교할 경우 특별히 운용방식이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운용 성과가 매우 뛰어난데, 이는 운용팀의 시장을 보는 눈과 종목 선정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최민재 KTB자산운용 전략리서치팀장은 “수년 뒤의 가치를 내다보고 투자하기보다는 현재 싼 주식을 사서 적정 가치에 도달하면 파는 것으로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으로 운용한다”고 원칙을 설명했다.
매일경제와 제로인이 선정하는 2006한국펀드대상에서 우수 펀드로 선정되기도 한 명실상부한 스타 펀드다.
■ 2.신영 밸류고배당 주식형 - 일관성 있는 운용 전략 ‘짱’ ■
신영 밸류고배당 주식형 펀드는 고배당 주식을 60% 이상 편입하고, 대형주와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펀드다. 국내 배당주 펀드가 자리 잡게 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15명 중 2명의 CEO가 낮은 위험도와 꾸준한 실적을 이유로 이 펀드를 추천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이며, 최근 1년 및 3년간의 수익률에서도 상위권이다. 2003년 5월 26일에 설정돼 매년 15~49%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3년간 누적 수익률은 106.03%,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은 14.14%다.
한국펀드평가는 “주식형 펀드 가운데 펀드 보수가 아주 낮은 수준이라 펀드 비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 3.PCA업종일등 주식형 - 일본에 수출된 국내 펀드 ■
지난해 1월 일본에 수출돼 일본 주요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되기도 한 국내 펀드다. 내재가치가 우량한 업종 일등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섹터펀드로, 향후 성과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업종별 대표 기업 중에서 기업가치 증대가 예상되는 종목, 배당수익률 등 주주가치가 높아지는 품목, 업종 대비 저평가된 종목 등에 집중 투자한다.
업종일등 주식형은 기관 및 외국인의 최우선 편입 대상이며 시장지배력이 높다. 간접투자문화가 정착되면서 장기투자 여건이 개선되는 최근 시장 상황에서 향후 업종 일등 주식의 프리미엄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추천 CEO의 의견이다.
2002년 4월 설정됐고, 설정액은 1775억원이다.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은 7.21%지만 지난 3년간 수익률은 92.05%로 장기보유 시 더 유리한 펀드다. 대우증권, 대한투자신탁증권, 삼성증권에서 판매한다.
■ 4.유리 스몰뷰티 주식형 -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성장 가능성이 높고 저평가된 소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래서 펀드명도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뜻의 스몰뷰티.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소형주 가운데 선정하며,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자의 자질이 기업 성장성과 직결되므로 기업탐방을 중시하여 평가한다. 현재 신세계I&C, 서부터미널, 송원산업, 한국개발금융 등이 편입돼 있다.
설정일인 2004년 이후 시장 흐름이 급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운용 콘셉트로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준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운용 성과도 우수해 최근 2년간 65.34%, 설정 이후 210.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은 10.94%다.
전체 종목 수의 약 75%를 점유하는 소형주 중에는 아직도 저평가된 종목이 많아 중장기 보유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 5.미래에셋 인디펜던스주식형 - 누적 수익률 460% ■
2001년 2월 국내 최초의 개방형 뮤추얼펀드로 출시된 정통 주식형 펀드다. 펀드 규모 1조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추천을 받았다. 최근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460.55%에 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망 자산에 분산투자가 가능한 구조로, 시장 변동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므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내외 시황에 안성맞춤. 펀드 자산 대부분이 매달 20만~100만원을 적립하는 개인 자금으로 모집되어 펀드 운용 시 입·출금에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상설화된 투자전략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운용하므로 체계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또한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에셋운용리서치센터를 따로 두고 있으며, 전문화된 리서치 조직 확보로 체계적 운용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현재 설정액은 1조1096억원.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은 7.61%이다.
■ 6.농협CA 뉴아너스 SRI주식투자신탁 - 지속가능 기업투자에 전력 ■
농협CA투신운용에서 운용하는 SRI펀드다. 환경, 사회,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별해 지속가능한 성과 창출이 가능한 주식을 60% 이상 포트폴리오에 편입한다. 증시 변동에도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세계 최대의 사회책임투자평가사인 이노베스트(Innovest)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국내 유일의 지속가능성 평가 전문사 에코프론티어(Eco-Frontier)가 지속가능성 심사를 맡는다. 이에 따른 기업분석과 함께 담당 애널리스트의 재무 심사를 통해 종목을 선정, 신뢰도를 최대한 높였다.
운용과 판매보수의 3%를 공익활동에 기부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2006년 8월에 설정된 비교적 신참 펀드여서 장기 수익률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설정액은 102억원,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6.82%이다.
■ 7.신영 마라톤주식 - 3년간 수익률 최고 ■
시장에서 내재 가치가 우량하고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 위주로 투자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추구한다. 2002년 4월에 설정돼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저력을 인정받은 펀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설정액 100억원 이상 성장형 주식펀드의 3년 수익률(2007.2.23 기준)을 조사한 결과, 신영 마라톤주식 펀드가 116.5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마라톤이라는 이름답게 길게 보고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