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고 있는 '사파이어 2007' SAP 행사장에는 대규모 기자실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전세계에서 모인 기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이 행사와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고 행사에 참석한 기업들의 최고정보책임자(CIO)들과 일문 일답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행사장의 한 공간을 통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번 행사에 초대를 받은 블로거들이다. SAP는 지난해부터 블로거들을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 단순히 초대권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비용 일체를 SAP가 지불한다. 블로거들과 SAP 임원들과의 미팅도 별도로 마련됐고, 기자와 시장조사 전문가, 블로거가 한데 어울어져 질문하고 관련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블로거들과는 4월 25일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SAP가 블로거들에 주목한 이유는 이들이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포스팅한 글들을 고객들이나 파트너가 읽기 때문에 당연히 솔루션 업체 입장에서 이들의 글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SAP는 2006월 1월부터 블로거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리고 업로드 하는 내용과 질, 횟수, 시장 영향력 등을 파악했다. 행사장에 자주 오는 블로거들과 접촉해 명단을 만들고, 이들이 어느 분야에 정통한지도 파악했다. 이렇게 해서 약 30명의 파워블로거를 추려내, 이들과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SAP는 블로거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유럽과 아태지역까지 확대가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30명이 7개월이 지나 200명으로 늘어났다. 초기 SAP 블로거로 참여한 이들이 추천을 통해 또 다른 전문가들을 소개시켜줬던 것. 블로거들은 기술과 산업, 응용프로그램 전문가들로 각 영역이 세분화 됐다. 이들은 SAP 내 각 파트 전문가들과 만나 서로의 의견도 교환하고 있다. SAP는 개발자 네트워크(SDN)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관리하고 있다. SDN안에는 별도로 블로거들이 존재하는데 이들과 외부 블로거와는 구분된다.
그렇다면 블로거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기자부터 컨설팅 회사 직원, 컨설팅 회사를 차린 사장, 시장 분석가 등 이미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보유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행사에는 CNet 기자도 블로거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양키그룹의 시장 전문가도 블로거로 참석했다.
물론 참여하는 블로거들에게도 혼란이 있다고 한다. 기자이면서 블로거 그룹에 속해 있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한 것. 어느 나라나 고민은 엇비슷한 것 같다.
SAP 내부에는 소셜 릴레이션 팀이 있다. 이 팀에는 별도의 블로거 관계팀이 존재하면서 기자들과 상시적으로 연락하는 것과 같이 블로거들과 상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블로거와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다면 SAP의 해법을 벤치마킹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국내에도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다루는 전문 블로거들이 속속 나타나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도 분명 마당만 만들어주면 '강호'에 얼굴을 내밀 것 같다.
기자등록을 위해 올라가는 자리에 기자와 시장전문가,블로거가 함께 등록하는 장소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