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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07-01-08 18:35]    

‘포스트 386,70년대생,대학 90년대 학번,배낭여행·인터넷 1세대,기업과장급,낀세대…’

우리 사회의 30대를 대략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용어들이다.

60년대생,80년대 대학입학 세대인 386세대들이 사회 중견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30대는 그 뒤를 이어 대한민국 허리를 지탱하고 있다. 기존 질서에 편입된 40대 선배와 ‘나는 나’라는 ‘미 이즘(me-ism)’에 익숙한 20대의 당돌한 후배 사이에 30대는 끼어 있다.

이들은 해외여행과 정보혁명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조치는 외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피 끓던 청춘들은 짐을 꾸렸고,배낭여행이란 새로운 트렌드를 낳았다. 인터넷의 본격적 확산은 ‘낯선 것’에 목말라하던 젊은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1994년 6월 한국통신이 최초로 인터넷 상용 서비스(KORNET service)를 개시하면서 이들은 정보통신 혁명의 힘을 절감했다.

30대를 특징 짓는 또 다른 의미는 국제통화기금(IMF)세대. 1997년 12월 IMF의 구제금융이 시작될 당시 20대 중·후반이었던 오늘의 30대는 사회 첫 출발부터 모진 ‘인생공부’를 해야했다. 구조조정 광풍이 몰아치는 살벌한 현실에서 둥지를 틀 새 일터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수십번의 이력서 제출은 일상적이었고,그나마 힘들게 들어간 기업은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젊은 인생을 거리로 내몰았다.

어렵사리 연착륙한 기업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현재 대개 과장급. 그러나 불안하다. 지난해 10월 포털사이트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이직을 희망하는 직장인의 20% 이상이 경력 7∼10년의 과장급(대리급 포함)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직장 경력 10년 이하인 신세대 과장의 66.5%가 현 직장을 평생 직장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들리는 30대’의 징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최근에는 부동산에 좌절하고 있다. 이른바 ‘버블 세븐’지역에 집을 가진 30대 ‘신귀족’은 부러움을 너머 질시의 대상이다. 갈수록 확산되는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극단은 정신적 혼돈을 초래한다.

학자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실용성과 외부요인으로부터의 생존력을 동시에 갖춘 우리 사회의 징검다리이자 이정표”라고 30대를 설명했다.